다단계판매리포트

 


아웃바운드 터미네이터

[Photo] 1984년의 터미네이터. 그 공포는 아직도 유효하다.
1984년 개봉된 터미네이터라는 영화는 당시 평범한 감독이었던 제임스 카메룬의 위치를 B급 영와계에서 단박에 A급 영화계로 끌어올렸을 뿐만 아니라 오스트리아 이민자 출신의 아놀드 슈월츠제네거가 지금의 캘리포니아 주지사 자리를 차지하는 발판이 되어준 부와 명예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이 영화는 헐리우드 영화의 상투적인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인 '사이보그의 반란'을 핵심 모티브로 하고 있지만 그 공포를 전무후무할 절도로 훌륭하게 표현해 냈기 때문에 영화 역사의 큰 기록으로 남아 있습니다.

사람들이 '괴물의 습격'이나 '사이보그의 반란' 혹은 '악령의 출현'을 보여주는 영화에 시선을 빼앗기고 마는 것은 낯선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그런 공포영화들에 대해 별볼일 없는 킬링타임용 작품들이라고 평가합니다만, 지금부터 우리는 과연 '사이보그의 반란'이라는 주제가 우리에게 낯선 것인지 친숙한 것인지 한번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합목적성'이란 무엇인가.

1965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자크모노는 자신의 책 [우연과 필연]에서 생명의 본질을 '단백질의 인식능력'으로 정의하고 생명의 특징인 '합목적적성'을 분자적 차원의 우연의 산물로 풀어냈습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책을 저술한 목적에서 분명히 밝혔듯이 우연의 산물인 인간과 인간의 의지에게 환상적인 '권위'를 부여하려는 '신 중심주의' '인간중심주의' '마르크스의 변증법적 유물론'등을 냉혹하게 비판하며 그러한 환상이 오히려 인류와 문명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우리가 자크모노의 주장을 받아들여'인식' 이라는 단백질의 능력을 생명의 '합목적성' 의 본질로서 정의한다면 우리는 '인식' 능력을 통해 '합목적성'을 역으로 추측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목적을 가진 존재의 '인식'능력을 보는것이 아니라 '인식'능력을 가진것의 목적을 보는 방법입니다. 지금부터 우리는 처음의 '사이보그의 반란'이라는 테마로 돌아가서 '합목적성'의 원천인 '인식'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몇가지 시스템들의 성질을 알아봄으로서 제임스카메룬 감독의 악몽이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을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2. 이메일 수집기의 합목적성

아웃바운드 이메일 마케터들이 사용하는 이메일 수집기 프로그램들은 수억의 웹 페이지들에 포함되어있는 텍스트들 중에서 이메일 주소와 이메일 주소가 아닌 것들을 분별해낼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더우기 고급 기능의 이메일 수집기 프로그램들은 이메일을 추출하는 해당 사이트가 그것을 금지하고 있는지 허용하고 있는지 마저 구별해 낼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이메일 수집기 프로그램의 능력은 터미네이터가 자신의 타겟인 사라코너와 다른 인간들을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과 같이 '인식'의 능력이라 하겠습니다. 또한 이메일 수집기 프로그램들은 지정된 시간에 수 만통에서 수 백만통에 이르는 이메일 광고를 그 '인식'된 대상들에게 보내는 '목적'을 갖추고 있으며 이는 영화 속의 터미네이터가 자신의 타겟인 사라코너를 가능한 한 빨리 죽여야 한다는 뚜렷한 '목적'을 갖고 있는 것과 동일합니다.

여기에 더하여 이메일 수집기 프로그램의 그러한 '인식'과 '목적'은 이메일 수집기 자신이 아니라 이메일 수집기 프로그램을 코딩하고 설정한 프로그램머와 사용자로부터 기인하며, 마찬가지로 영화 속의 터미네이터의 '인식'과 '목적'은 터미네이터의 티타늄 프레임이나 머리속에 들어있는 메모리 혹은 비메모리 칩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고 바로 '사이버다인 슈퍼컴퓨터'가 터미네이터를 만들고 설정한 과정에 기인합니다.



3. 게시판 등록기의 합목적성

홈페이지를 운영하다 보면 비 회원에게도 개방된 자유게시판의 경우 끊임없는 게시판 등록기의 공격을 받게 됩니다. 게시판 등록기는 웹 페이지에서 게시판을 분별해 내는 '인식'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원하는 시간에 지정된 게시물을 올리는 '목적'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게시판 등록기의 위력

사례1

4. CITI(Computer Internet Telephony Integration)의 합목적성

컴퓨터와 통신 그리고 인터넷의 발달에 대한 효과를 가장 크게 누리고 있는 아웃바운드 마케팅 분야는 무엇일까요? 자신들을 '네트워크마케터'라고 부르는 다단계 판매원들일까요? 전혀 아닙니다. 오히려 다단계판매원들은 '네트워크마케터'라는 스스로의 칭호가 무색하게도 아웃바운드마케팅 분야 중 방문판매와 함께 정보통신기술과는 가장 동떨어져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암웨코리아만 해도, 소속 판매원이 아니면 그들의 쇼핑몰에 들어가지도 못할 정도입니다. 정보통신기술의 수혜를 가장 크게 보고 있는 아웃바운드마케팅 분야는 바로 텔레마케팅입니다.

고전적인 아웃바운드 텔레마케팅은 텔레마케터가 전화번호부 책을 펼쳐놓고, 혹은 회사에서 뽑아준 전화번호 목록을 들고 그 번호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일시적으로 시행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러한 방식으로 운영되는 아웃바운드 콜센터는 전혀 없습니다.

오늘날 건립되고 있는 대형 통합 아웃바운드 콜센터들은 누구에게 언제 전화를 걸 것인가(예측 다이얼링 시스템), 고객이 반응한 전화를 어떠한 텔레마케터에게 할당할 것인가(교환기), 어떻게 상담을 녹음할 것인가(녹취 시스템), 등등 거의 대부분의 과정이 컴퓨터에 의해 자동으로 '인식'되어 상품판매라는 '목적'을 가지고 실행됩니다. 거기에서 텔레마케터들이 하는 일이라는 것은 컴퓨터가 연결해준 대상에게 자신이 지시 받은 바를 끊임없이 설명하는 것뿐입니다. 이미 우리에게 전화를 걸어오는 것은 텔레마케터의 결정이 아니라 프로그램의 판단에 맡겨진 것입니다. 따라서 바쁜 시간에 전화를 걸어온 것에 대해서 텔레마케터에게 따져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CITI가 왜 하필 나를 선택해 전화를 걸었는지 왜 하필 지금 전화를 걸었는지 텔레마케터는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5. 터미네이터의 위장

사라: 말도 않되.. 그 남자 어떻게 일어날 수가...
리스: 사람이 아니라 터미네이터라는 기계입니다. 전자 시스템 모델 101
사라: 기계라고요? 로봇 말이에요?
리스: 로봇이 아니라 사이보그 인공두뇌 유기체입니다. 잘 들어요, 놈은 사람과 기계를 섞은 침투 유닛입니다. 내부는 3차원 합금으로 완전무장에 소형 처리기계가 통제합니다. 겉은 인간 조직이지만 살, 피부, 머리카락, 피, 사이보그로 합성 되었죠. 옛날건 고무피부라 쉽게 찾아낼 수 있지만 이건 신형이라 인간 같아요. 땀, 구취도 있고 찾아내기 힘듭니다. 당신에게 접근하길 기다려야 했습니다.
사라: 이봐요 난 바보가 아니에요. 그런 건 못만들어요.
리스: 아직까진 그렇죠 하지만 40년 후에는 가능해요

영화 속에서 '리스병장'이 설명하는 초기의 터미네이터 모델들은 티타늄 프레임을 그대로 노출하고 있었고 인류 학살에 동원되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그들을 피해 숨게 되자 터미네이터들은 고무피부를 갖게 되었고, 그것으로도 사람들을 속일 수 없게 되자 결국 인간의 살, 피부, 머리카락, 피를 장착하게 되었습니다. 오늘날의 아웃바운드 터미네이터들도 위장이 필요합니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들을 싫어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위장을 위해 영화 속의 T101이 인간의 살 피부, 머리카락, 피를 필요로 하는 것과 달리 오늘날의 아웃바운드 터미네이터들은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기에 훨씬 간단하게 자신들을 정체를 감출 수 있습니다.

"어제 잘 들어갔어?" 등의 간단한 메일 제목 선정 만으로도 아웃바운드 이메일 마케팅 프로그램은 손쉽게 우리의 친구인 것처럼 위장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 속의 리스병장이 겉모습만으로는 T101을 사람과 구분할 수 없었듯이 우리는 메일 제목만으로 아웃바운드 이메일 마케팅을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본문을 열어봐야 그것이 아웃바운드 이메일 마케팅인지 아니면 나에게 필요한 메일인지 구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구분이 어려운 것은 게시판 등록기의 경우입니다. 우리는 게시판 등록기에 의해 작성된 게시물을 열어서 본문을 아무리 살펴보아도 그것이 게시판 등록기의 소행인지 사람이 작성한 것인지 구분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진정 관심을 기울일만한 아웃바운드 마케팅의 위장은 따로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아웃바운드 텔레마케팅입니다.

우리가 CITI로 부터 전화를 받는 순간, CITI는 그 회선을 즉각 소속된 꼭두각시 텔레마케터에게로 돌립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전화가 아리따운 목소리의 텔레마케터에 의해 걸려온 것이라고 착각을 하게 됩니다. CITI는 우리에게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CITI의 존재 마저도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6. 아웃바운드 터미네이터가 왜 끔찍한가

아웃바운드 터미네이터들은 영화속의 T101처럼 타겟을 설정하여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며, 영화 속의 T101처럼 타겟이 된 사람들의 사정을 봐주지 않습니다. 영화 속의 '사라'가 겁먹은 표정으로 애원해도 T101은 눈 하나 깜짝 하지 않고 그녀를 향해 총을 겨누듯이 오늘날의 아웃바운드 터미네이터들은 타겟이 된 사람의 메일 시스템이 마비가 되건 말건 광고 메일을 보냅니다. 영화 속의 T101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방해가 되는 사람을 죽여버리듯이 오늘날의 아웃바운드 터미네이터들은 초등학생들에게도 질펀한 내용의 음란 광고물을 보냅니다. 둘 사이에 한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영화 속의 T101은 타겟의 죽음을 확인하면 더 이상 미련을 가지지 않지만 오늘날의 아웃바운드 터미네이터들은 타겟이 된 사람의 죽음을 확인할 방법이 없기에, 타겟이 된 사람이 죽어도 멈추지를 않게 됩니다. 누군가가 죽었다고 해도 아웃바운드 이메일마케팅 소프트웨어는 그에게 광고메일을 보낼 것이고, 게시판 등록기는 그의 홈페이지에 광고 글을 올릴 것이며, CITI는 그의 핸드폰으로 광고 전화를 걸어올 것입니다. 물론 그의 미망인이 전화를 받는다면 CITI는 즉시 소속 텔레마케터에게 회선를 돌릴 것이며 텔레마케터는 아마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축하드립니다. 고객님께서 이번에 OO 이벤트에 당첨되셨네요... "

7. 리스병장의 절규

"터미네이터가 밖에 있어요! 협상도 않통하고, 설득도 않되요! 동정심도, 후회도, 두려움도 없어요! 당신이 죽을때까지 절대로 멈추지 않을거요!"

[엔지니어]
2003-10-28 20:5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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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
2003-10-31
08:02:15

 
예전에 antimlm.net을 운영하면서 자유게시판을 개방하는 정책을 사용했습니다. 운영자인 저는 끊임없이 게시판등록기의 공격을 받아야 했지요.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그 공격은 잦아져서 보통 하루에 20여 개의 게시판 광고 게시물을 지우는 작업을 해야만 했습니다. 나중에는 일반 사용자의 게시물보다 게시판 등록기의 광고 게시물이 더 많이 올라오는 상황까지도 벌어졌습니다.

그런 작업을 서너 달 정도 계속하다가 울화가 치민 저는, 광고 게시물을 올린 회사의 홈페이지에 욕을 한 바가지 퍼부어 준 일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저는 평생 처음으로 경찰서 사이버 수사대에 불려가서 진술서를 써야만 했습니다. 물론 욕 한 바가지를 퍼부어준 죄 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냥 왜 욕을 써놓았는지에 대한 진술서 한 장으로 끝난 일이었습니다만 그때의 그 씁쓸한 기분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더군요.

법은 인간의 행복보다는 한 푼의 자본 흐름에 더 민감하다는 걸 실감하게 해 준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그 홈페이지의 사장님을 비롯한 다른 많은 게시판 등록기 사용자들은 저를 끊임없이 괴롭혔지만 그들을 막을 수 있는 법이란 것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습니다. 오히려 게시판 등록기를 사용한 홈페이지의 영업을 방해했을 수 있다는 혐의로 제가 제제?를 받을 가능성만 있더군요.( 제 홈페이지의 영업방해로 고소하는 것 말고,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 상황에서 제가 가장 허탈했던 점은 그 홈페이지에서 판매하는 상품이란 것이 바로 마음의 고요함과 평화를 준다는 명상음악 CD였기 때문입니다. 그걸 생각할 때마다 .....

저는 도저히 게시판 등록기와 숨바꼭질을 즐길만한 대범하고 담대한 성격이 될 자신이 없기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아웃바운드비즈닷컴의 자유게시판은 회원가입 하신분들만이 글을 쓰실 수 있습니다.


   '독점'과 공정거래 [2]

엔지니어
2003/10/31

   다단계판매계약은 후원수당에 대한 옵션거래

엔지니어
2003/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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