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단계판매리포트

 


모든 건 회사의 잘못, 우리는 피해자다.

[Photo] LG카드 위기의 책임은 어디에...

다단계판매시장에서 가장 민감한 사안 중에 하나는 시장실패(허위과장광고, 사재기, 떳다방, 극도로 부정적인 다단계판매에 대한 인식)의 책임이 어디에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시장실패에 대한 다단계판매업자의 항변에는 항상 회사와 다단계판매원간의 동등한 관계가 강조되는 반면 다단계판매에 대하여 비판적인 입장의 사람들의 주장에는 흔히 다단계판매회사의 부도덕성과 무책임함을 강조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회사의 매뉴얼 수첩에 매출에 대한 이익과 승급이 적혀 있다고는 하나, 모두가 그것 때문이 아니라 조작된 박수놀이와 허황된 살풀이에 승급을 조장하고, 필요한 상품을 사도록 한 것이 아니라 단계를 사도록 회사가 조장하고 뒤에서는 웃는 얼굴로 엄청나게 한 개인이 아들 딸 할 것 없이 처가까지 오십 대 재벌에 들어갈 돈을 합법을 가장하여 챙겼다면 그것은 묵과할 수 없는 범죄인데..”

위와 같은 주장은 얼핏 타당해 보입니다. 다단계판매원들이 제공하는 상품은 물론 다단계판매원들이 제공하는 ‘이익’과 ‘승급’에 대한 정보의 기초는 모두 다단계판매업자로부터 나오는 것입니다. 하지만 위와 같은 주장은 잘못하면 커다란 논리적 괴리에 빠질 염려가 있습니다. 위 주장의 가장 큰 문제는 판매원의 ‘조작된 박수놀이’와 ‘허황된 살풀이’ ‘단계를 사도록 조장하는 것’을 회사가 조장한다고 하는, 증명할 수 없고, 증명 될 수도 없는 내용을 당연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상위 다단계판매원에게 철저하게 이용당했다고 자각하게 된 다단계판매원이 자신의 어리석은 행위를 정당화 하려 할 때 생기는 가장 큰 고민은 바로 자신을 그러한 길로 안내한 사람이 자신의 가족이거나 친척이거나 친구이거나 동료이거나 결국 자신의 지인이라는 사실입니다. 이와 같은 유쾌한지 못한 상황에서 몇몇 사람들은 자신의 난감한 상황의 원인제공자로 다단계판매업자를 지목하게 됩니다. 그것이 자신의 언니나 아버지 혹은 친구나 선배를 원인 제공자로 인정하는 것 보다 쉽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방문판매등에관한법률 에 의하면 분명 다단계판매업자와 다단계판매원의 관계는 동등한 계약관계이지 고용관계가 아닙니다. 또한, 다단계판매원 상호간의 관계는 같은 업종에서 일하는 사람일 뿐 서로간에 어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전혀 없는 관계입니다. 실제적으로도 다단계판매원이 수많은 지인들로부터 외면을 받는 결과를 가져온 ‘아는 사람들의 명단을 작성하라’고 충고했던 사람은 다단계판매업자가 아니라 그의 친형이고, 그의 집에 쌓여있는 수 백만 원에서 수 천 만원에 이르는 상품은 ‘구매습관을 100% 바꿔라’는 사촌의 말을 따른 것이며, 집안 여기저기에 널려있는 카세트테이프와 비디오테이프는 ‘교육 시스템 속에서 이용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이용하라’는 선배의 말을 따른 결과인 것입니다.

여기까지 읽어보신 분 가운데 이런 생각을 하신 분이 분명 있으리라 봅니다.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것은 다단계판매의 실상을 몰라서 그런 것입니다. 다단계판매 현장을 가 보십시오, 하위판매원에게 상위판매원이 얼마나 절대적인 존재인지 느끼신다면 절대 그런 말씀은 못하실 겁니다.”

물론 저도 그 현실은 잘 알고 있습니다. 다단계판매시장에서 상위판매원의 말은 곧 진리이며, 다단계판매원들 사이에는 절대로 스폰서의 말을 의심하거나 따져서는 안될 정도의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왜 그래야 하는 것입니까?

군대에는 내무반 문화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등병은 PX에 가서는 안된다’,’이등병은 침상에 걸터앉아 전투화 끈을 매어서는 안된다’,’일병은 점호 전에 항상 병장의 전투화를 깨끗이 닦아놓아야 한다’….. 이런 내무반 문화를 기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없습니다. 국방부의 규정에도 모든 사병들은 평등하다고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문화는 국방부에서도 바람직하지 못한 척결해야 할 대상으로 규정합니다.

군대가면 그런 문화에 적응하듯이 다단계판매원들은 다단계판매원들의 문화에 적응 한다구요? 둘의 상황은 전혀 다릅니다. 군대에서는 마음대로 나올 수가 없지만 다단계판매원은 그만두면 그뿐입니다. 문제가 발생해서 영창에 갈 이유도 없고 군기교육대에 끌려가지도 않습니다. 선임병에게 맞을 염려도 없고 내무반에서 왕따를 당할 걱정을 할 필요도 없습니다. 오히려 다단계판매원들의 문화가 싫어서 그만두었다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빨리 그만두길 잘했다고 말해줍니다. 그런대도 다단계판매원들의 이상한 문화가 유지되는 이유는 무엇이겠습니까? 이익에 눈이 멀었다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2003년 11월에 LG카드가 부도위기를 맞았습니다. 겨우 정부의 개입으로 채권단이 양보를 해 주는 덕에 부도 위기를 면하기는 했습니다만, 아직도 위험이 남아있던 LG카드는 500여명의 직원들을 정리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500여 직원의 명예퇴직을 받는 와중에 지급하기로 한 10개월치 월급의 퇴직금이 문제가 된 모양입니다.

프레시안의 지적 대로, ‘망한 회사’가 국민의 혈세인 ‘공적자금’을 수혈한 은행권으로부터 지원 받은 자금으로 10개월치 명퇴금을 주었으니 이는 ‘도둑놈심보’라는 욕을 먹을 만도 한 일입니다. 그런데 눈의 띄는 것은 이러한 프레시안의 지적에 대한 일부 LG직원들의 반응입니다. 그 중에서도 주목할 만한 내용은 아래의 두 가지입니다.

"구본무가 원흉, 우리도 희생자"

"대기업 다녀보면 시키는대로만 해야지 아무것도 우리 뜻대로 할 수 없다. 노조를 만들 수 있나, 평소 소신대로 주장을 펼 수 있나. 우리도 힘없는 희생자다."

이와 같은 일부 LG직원들의 반응에 대하여 프레시안이 답변은 실랄합니다.

대우사태의 여파로 2000년 경제상황이 불안해지자 정부는 카드 현금서비스 한도를 풀고, 카드사용액에 대해 소득세 감면을 해주는 등 본격적인 '플라스틱 버블' 양산에 나섰다. 정부의 '카드부양 메시지'를 읽은 카드사들은 일제히 카드회원 확장에 나섰다. 이때 카드사 직원들은 대학가나 길거리는 물론, 대형할인매장 등에 좌판을 설치해 놓고 오고가는 행인들을 상대로 호객행위를 벌여 닥치는 대로 카드를 발급해 주었다. 또한 수만명의 카드 모집인들을 내세워 건당 몇만원씩을 주면서까지 카드회원 유치에 열을 올렸다. 이때 국내외의 수많은 금융전문가들이 '묻지마 카드회원 확장'의 위험성을 경고했으나 오로지 사세 확장에만 관심이 있었을뿐이다. 카드업계 후발주자인 LG카드는 그 어느 카드사보다 회원숫자 확장에 공격적이었고, 그 결과 단기간에 은행-전업카드 모두를 통털어 랭킹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과연 이처럼 카드사들이 광풍에 휘말렸을 때 과연 LG카드 직원들이 '회사의 예정된 몰락'을 예상하면서도 그들 주장대로 '재벌기업의 독재적 분위기' 때문에 고위층에 직언을 할 수 없었던 것인지, 스스로 가슴에 손을 얹고 자성해볼 일이다.

- "모든 건 구본무 잘못. 우리도 희생자다" . 프레시안 -

기업에 고용된 자라 하더라도 시장실패에 대한 책임을 벗어날 수 는 없는 것입니다. LG그룹 경영진이 호황기에 보유주식을 매각하여 큰 차익을 남기고 불황기에 LG카드를 내팽개치고 배째라고 나오는 것이 비난 받아 마땅하듯이, 망해버린 것과 다름없는 상황에서 지급되는 10개월 치의 퇴직금도 비난 받아 마땅한 일입니다. 기업에 고용된 노동자라 하더라도 그렇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다단계판매원은 어떻습니까? 그들이 상위판매원에게 고용된 노동자입니까? 아니면 다단계판매업자에게 고용된 노동자입니까? 전혀 아닙니다. 그들은 서로 이익이 있으리라 판단되어 시장에 참여한 동등한 자격의 사업자입니다. 그것조차 모르고 다단계판매원이 되었다면 이것은 무지한 행동이며 어찌되었던지 시장실패의 책임의 대부분은 다단계판매원 자신과 그의 상위판매원 그리고 그의 상위판매원.... 등등 다단계판매원들에게 있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다단계판매를 그만두는 사람들은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기 때문에, 다단계판매에 비판적인 입장에서 판매원책임을 강조하는 것은 매우 보기 드문 경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시장실패에 대한 판매원책임을 거론하는 것은 판매원책임이 무시되었을 경우에 나타날 수 있는 비극이 너무나도 크기 때문입니다.

시장실패에 대하여 판매원책임을 무시하고 회사책임만을 강조하는 경우 어떠한 비극이 벌어지는가를 살펴보면, 자신이 경험한 다단계판매회사가 아닌 다른 다단계판매 회사를 찾아 그 동안의 실패를 보상 받으려 하는 경우가 나타나게 된다는 것입니다. 자신은 잘못한 게 없고 다 회사가 잘못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다른 회사를 찾아 사업을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지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이 회사 저 회사를 떠돌다가 결국 ‘떳다방’ 영업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쯤 되면 효용을 위한 상품이라던가 하나의 유통채널의 개념은 사라지고 돈 놓고 돈 먹기의 게임만 남게 됩니다. 그리고 이것은 시장의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골치아픈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당연히 다단계판매원들은 법률적으로 구제하지 않습니다. 판매원들이 판매를 하겠다고 마음먹은 것이 아니라 사재기 투자의 마음가짐으로 참여하기 때문입니다. 아래의 기사를 보시겠습니다.

서울지법 형사합의30부(재판장 김동윤 부장판사)는 20일 김모씨 등 96명이 `단기간에 높은 투자수익을 올려 주겠다는 권유에 속았다'며 다단계 금융상품 판매조직인 L사와 경영진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들에게 21억1천4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그러나 "원고들이 회사의 사업구조 등을 제대로 살피지 않고 투자를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같은 잘못이 손해의 발생 및 확대에 원인으로 작용한 측면이 있는 만큼 피고들의 배상책임은 80%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 "금융피라미드, 투자자도 20% 책임" 한겨레신문. 2002년 12월 20일 -

비록 현실의 다단계판매시장에서는 상위스폰서의 말이 절대적이지만, 상위스폰서는 하위라인에 대하여 어떠한 법률적 통제의 권한과 의무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이것은 다단계판매업자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단계판매원에 대하여 다단계판매업자는 (무차별적으로) 회원가입을 받는 것 이외에 별다른 법률적 통제의 권한도 의무도 없습니다. 다단계판매시장의 참여자들은 법률적으로 모두가 동등한 계약관계입니다. 일방적인 계약파기나 여타 불법적인 행위가 아니라면 시장실패에 대하여 다단계판매업자(회사)는 법률적으로 아무런 책임이(현재의 방문판매등에관한 법률에 의하면) 없습니다. 또한 현실적으로도, 일반 시민들이 생각하는 다단계판매의 이미지는 다단계판매업자(회사)의 이미지가 아니라 다단계판매원의 이미지임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엔지니어]
2003-11-30 03:31:24
   
lgcard.jpg (30.3 KB)   Download : 48



다단계가뭐야
2006-05-30
00:11:06

 
^.^ 좋은글 감사합니다


   자신을 팔아랍니다.

엔지니어
2003/12/03

   상상력을 자극하라! [2]

엔지니어
2003/11/25
Copyright 1999-2017 Zeroboard / skin by zero / modified by B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