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단계판매리포트

 


소들은 더이상 호박을 먹지않는다.

[Photo] 호박? 니나 먹어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소들이 병들거나 허약할 때 호박을 먹이곤 했다고 하던데, 병든 소에게 호박을 먹이면 효과가 있나요?” 아버지께서 축산업을 하시기 때문에 언젠가 궁금해서 여쭈어본 내용입니다. 그런데 아버지께서 이렇게 대답하시더군요. “옛날에는 그랬제… 맨날 풀이나 뜯어먹고, 기껏해야 쌀겨 섞어 쇠죽이나 써 줬응께… 그때에는 호박 한 덩이 쪼개주믄 소들이 환장을 하고 묵었제... 근디… 지금은 소들도 배가 불러서 호박덩이는 쳐다보도 않해… 맛난 사료만 먹다본께… 사람 입맛도 변했고, 소 입맛도 변한 것이여…"

다단계판매원들이 시장에서 하는 역할은 시간이 흐르면서 변해왔습니다. 초창기에 다단계판매원의 역할은 상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과 주문을 접수하는 역할, 실제로 제품을 전달하는 역할의 세 가지 역할을 병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단계판매시장에 통신시스템이 정착되면서 주문을 접수하는 역할은 우편주문&전화주문으로 대체되었고, 물류시스템이 정착되면서 배송의 기능도 택배시스템이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다단계판매원에게 남은 것은 상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만이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20세기 말의 IT혁명으로 시장에는 더더욱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다단계판매시장이라는 조그마한 영역 뿐만 아니라 인간 행위의 모든 영역에서 정보 획득 수단으로서 인터넷이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의 속도를 갈수록 빨라지고 있고, 그 변화의 물결의 한 가운데에 바로 한국이 있습니다. 이메일 시스템은 우체국이 하던 역할을 대체하고 있으며, 인터넷 언론은 오프라인 신문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3천만 네티즌들은 이제 정보가 필요할 때 인터넷 검색을 가장 먼저 시도하고 있습니다. 백과사전 매출이 시간이 갈수록 하락하고 있어, 브리테니커 대 백과사전은 온라인으로 서비스되기에 이른 것입니다. 정보의 시장가격이 점점 하락하고 있다는 것은 이제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더우기 상품정보의 경우에는 이미 가치하락의 수준이 아니라 공해의 수준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웹페이지를 열 때마다 나타나는 팝업창, 휴대전화를 통해 전송되는 전화권유판매와 문자광고, 제때 지워주지 않으면 메일박스를 가득 채워버리는 스팸공세에대한 사람들의 분노는 시간이 갈 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상품정보에 비용을 지불할 의사는 커녕 상품정보를 차단하는데 비용을 지불하겠다는 사람만이 존재하는 상황인 것입니다.

이와 같은 변화의 와중에서 지금 다단계판매원들이 시장에서 하고 있는 역할은 무엇일까요? 어떤 제품에 어떤 효능이 있다, 외국산 제품보다 국산제품을 사용하여 애국하자, 수돗물에 염소가 있으니 정수기를 써야 한다…. 이런 정보가 소비자들에게 의미가 있을까요? 차단해 주면 비용까지 지불하겠다고 인식되는 상품정보 제공자의 역할을 통해 그들끼리 논하는 성공을 할 수 있을까요? 그 답은 너무나도 자명합니다.

이제 더 이상 소들은 호박을 먹지 않고, 이제 더 이상 사람들은 상품정보를 원하지 않습니다.소들의 입맛은 변했고, 소비자들은 그들이 원할 때 언제라도 상품정보를 얻을 수 있을 뿐만아니라 온갖 정보기술을 통한 광고공세에 이미 질릴대로 질려버린 상태이니까요.

[엔지니어]
2004-08-12 00: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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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험가
2004-08-14
09:08:12

정보화는 더욱 진척되어 가는데 정보화에 소외된 곳은 더욱더 소외되어 가고 있는 느낌입니다.
정보화 사회의 맹점이라 할수 있는 중장년층이 JU네트워크로 몰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어르신들이 목돈은 있고 정보력은 약해 공돈 벌수 있단 말에 쉽게 올인하는 것 같습니다.
그분들은 언제쯤에나 일방적인 정보에서 벗어나 숙주로서의 자기 역할에서 벗어나게 되실까요~



무지개
2004-08-17
00:23:27

 
정보력이 강한 젊은 층에서도 호감을 갖는 네트웍 사업이 있습니다.
네트웍 사업도 그 동안 많은 진보(개인적으로는 심리적인 요소)가
있었던 걸로 생각됩니다.
방문판매(자동차/보험/기타)에서 소비자 마음의 문을 열게 하는 최소의
시간은 30분정도라고 하더군요. 충분히 경험하지 못하거나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정보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보다 상대의 심리전
또는 논리등에 더욱 더 쉽게 무너질 수 있습니다.

인터넷은 정보의 바다이고 유통의 혁명이라고 합니다.
온갖 정보가 넘쳐나는 인터넷의 이면에는 또 다른 면이 존재합니다.

생산자의 입장에서 싸고 쉽게 인터넷을 이용한 홍보가 가능할 듯 보이지만,넘쳐나는 광고속에서 더 눈에 띄는 광고를 해야하고(빈익빈 부익부의 심화가 될 수도), 소비자의 입장은 정보의 바다속에서 아무런 정보도 못 건질 수도 있습니다.



엔지니어
2004-08-17
01:38:33

 
다단계판매업계의 시스템도 엄청나게 발전을 했습니다. 하지만 아웃바운드마케팅이 가져올 수 밖에 없는 정보비대칭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수준의 발전은 없었습니다.

지금의 다단계판매시장은 정보비대칭 상황에 의해 붕괴되는 과정을 '연고판매'라는 기법으로 해결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죠. 그리고 정보비대칭 상황에 의한 초과이익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것은 정보비대칭이 '초과이익'을 보장해 주고 있기 때문에, 다단계판매시장에서는 market signaling을 통해 정보비대칭이 해소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번에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발표한 다단계판매시장의 정보를 제공하는데 업계의 불만이 상당했다는 것은 이 업계에서 '정보'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지는 잘 보여주었지요.

젊은층이 호감을 가지는 다단계판매업계가 존재한다는 표현은 정확하게 하자면 틀린 표현입니다. 아웃바운드마케팅에 대해서는 계층을 뛰어넘어, 또 다단계판매가 아닌 다른 업태를 통틀어도 시민들은 적대적입니다.

젊은층이 호감을 가지는 다단계판매업계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젊은층이 주 판매원인 업체가 존재한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지요. 시장에는 선악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균형이 존재하는 것이니까요.... 정보화가 진전될수록 그 균형이 변화하는 것이고, 그 변화는 업계에 불리한 것이지요. 아직도 텔레마케팅이 성행하는 것은 누군가 텔레마케팅을 통해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이 분야도 다단계판매 못지않게 뒷탈이 많은 시장인 것은 차치하고서), 그 균형이 존재한다는 것을 부정해서는 않됩니다.

'정보력이 강한 젊은 층에서도 호감을 갖는 네트웍 사업이 있습니다.' 이러한 문장은 촛점이 '균형'이 아닌 '사례'에 머무르는 한계가 있습니다. 현재는 이과같은 단편적인 정보는 비용 지불 없이 무제한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지요.



무지개
2004-08-17
19:37:42

 
사실은 엔지니어님이 말씀하신대로.."젊은층이 호감을 가지는 다단계판매업계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젊은층이 주 판매원인 업체가 존재한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지요. " 가 맞습니다. 제 표현에 문제가 있었네요.


   재수없는 일 [1]

엔지니어
2004/08/30

   피해자, 가해자, 자원배분의 효율성 [7]

엔지니어
2004/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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