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단계판매리포트

 


진화경제학

[Photo] 인간이 지구를 지배하게 된 이유가 공룡보다 정의로워서는 아닐 것이다. 앵글로색슨족이 인디언을 몰아내고 아메리카대륙을 지배하게 된 것도 역시 그들이 인디언들보다 정의로워서는 아니다. 결국은 정의가 승리한다는 표현은 멋진 텍스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나름대로 오랜 시간 다단계판매시장을 지켜보면 끊임없이 반복되는 한가지 현상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피해를 호소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내용도 별다른 변화가 없고, 특정 업체를 비판하는 내용들도 수년 전과 지금에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점입니다. 또한 열정적으로 다단계판매시장을 비판하시는 분들도 몇 개월, 혹은 1년여 정도면 그 끝에 다다라 결국 침묵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안티피라미드운동본부의 자유게시판이나 한겨레신문의 다단계판매 관련 토론 게시판에서도 훌륭한 글을 올려주시던 분들을 관찰해 보면 1년을 넘겨 활동하시는 분은 정말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결국 활동을 하다 보면 위에서 언급한 시민단체 간부의 사례와 같은 딜레마에 빠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내가 왜 그들을 위해 이렇게 노력해야 하는가?” 에 대한 적절한 답이 스스로에게서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맨날 똑 같은 답변을 하다 보면 재미도 없는데 말입니다.

가끔씩 이런 기사가 미디어에 실립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낯선 사람에게 굴비세트를 구매했는데 집에 와서 열어보니 다 상한 제품이더라… 무슨무슨 이벤트에 당첨되었다고해서 신용카드 번호를 알려줬더니 몇 십 만원이 출금 되어 버리더라… 길거리에서 무료로 GPS를 설치해 주는 행사에 참여했다가 나중에 한꺼번에 청구되어 낭패를 봤다… 이런 류의 기사 말입니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이런 종류의 기사들은 끝도 없이 계속 나타납니다.

정보경제학의 한 부류인 게임이론에서, 그 가운데에 ‘진화경제학’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진화경제학은 경제인의 제한적 합리성(bounded rationality)과 사회유기체론을 전제로 한다. 진화경제학에 따르면, 경제인의 인식 범위와 계산 능력의 한계 그리고 주변환경의 복잡성(complexity)으로 인하여 경제인은 많은 경우 근시안적으로 행동한다. 경제인은 동일한 상황의 게임을 여러 번 경험하면서 전략을 바꾸어 나가는 학습과정을 거친다. 진화경제학에서는 이 학습을 통한 적응과정과 적응과정의 결과 경기자들이 되풀이하여 선택하게 되는 전략을 분석한다. 물론, 사회는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기 때문에 개인의 행동이나 선택이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반대로 영향을 받기도 하면서 집단 전체의 구조가 형성된다. 극단적으로는 다른 사람들의 선택이나 행동을 그대로 흉내내는 군중심리적 행동(herd behavior)에 가담하기도 한다.”

- 게임이론(김영세) -

저도 태어날 때부터 아웃바운드마케팅 시장에 대하여 스스로 최고라고 자부할 만큼 잘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영어 학습교재를 방문판매 하던 사람에게서 그다지 별볼일 없었던 영어 교재를 수 십만원을 주고 구입했던 경험이 있고, 대학교때에도 남의 말만 믿고 불필요한 자격증 교재를 덜컥 구입하고서 후회를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때는 제 자신이 참 바보같이 느껴졌고, 그때 왜 그러한 판단을 했을까? 하는 강한 의문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약 80만원 가량이 지불된 위의 경험에서 저는 매우 값진 결론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방문판매사원의 말은 믿을 필요도 없을 뿐만 아니라 들어줄 필요도 없다는 것이었죠. 이와 같은 두 번의 시행착오를 통한 학습은 세 번째에는 저에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군대를 제대하고서 우연히 SMK사무실에 불려갔을 때 저는 그곳에 계신분들의 어처구니없는 행동들에도 전혀 매력을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방문판매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이며, 동시에 소비자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저는 이미 경험을 통해 알고 있었으니까요.

많은 분들이 인터넷 게시판이나 기타 여러 가지 경로는 통해 질문하고 답변을 합니다. “다단계판매와 피라미드는 어떻게 구분하나요?”,  “00회사는 피라미드 회사인가요?” 아마 이 두 가지 질문이 다단계판매와 관련해서 가장 많이 문의되고 답변되는 질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러한 분들에게 이렇게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그러한 정보를 획득하는데 얼마까지 비용을 지불하실 용의가 있으십니까?”

위의 질문은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시장경제에서 가격결정기능과 마찬가지로 매우 복잡한 변수들을 포함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가운데 몇 가지만 정리해 보도록 하지요.

 

1.        소비자의 정보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어는 정도인가?

2.        정보서비스의 희소성은 어느 정도인가?

3.        소비자는 정보서비스 제공자를 얼마나 신뢰하는가?

 

대략 위의 세가지 질문을 포함한다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만약 질문자가 답변자를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면 질문자는 답변자에게 어떠한 비용도 지불할 의사가 없을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이러한 정보거래는 답변자에 대한 일정 부분의 신뢰를 바탕으로 전개되겠지요. 또한 답변자가 제공하는 정보가 매우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라면 역시 질문자가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려 할 것입니다. 또한 소비자가 정보에 대하여 단순한 호기심 만 가지고 있을 뿐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없다면 역시 그 거래는 성립되지 않을 것입니다.

위의 어느 상황에 해당하던지 결국 다단계판매와 피라미드를 구분하는 정보서비스 시장은 성립되지 않거나, 혹은 단편적인… 비용이 필요없는…. 한마디로 말해서 별볼일 없는 내용의 정보만이 존재하게 됩니다. 혹은 “한국사회의 최고의 비밀” 이나 “다단계판매 잘만하면 돈벼락을 맞는다”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 와 같은 부류의 자칫하면 정보 소비자에게 독이될 수 있는 최악의 정보서비스만이 살아남게 됩니다. 그것은 정보비대칭시장의 숙명입니다.

몇몇 게시판이나 안티피라미드운동본부의 자유게시판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던 쟁쟁한 논객들이 어느 날 부터 자취를 감춰버리는 본질적인 이유는 풀질을 높인 정보서비스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며,  또한 소비자가 풀질이 높은 정보서비스에 비용을 지불 할지에 대한 확신 또한 갖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다단계판매와 피라미드의 구분을 질문하는 사람이 그 두 가지 구분을 엉터리로 해 놓은 정보서비스와 치밀하게 해 놓은 정보서비스를 구분할 수가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기 때문이지요. 본질적으로 거래의 양자간에 정보가 비대칭적인 상황일 때 시장이 실패하는 것, 바로 정보비대칭 시장의 시장실패원리가 동일하게 보여지는 것입니다.

진화경제학에 따르면 경제인은 신적 합리성을 가질 수가 없습니다. 항상 자신의 한계 안에 갇혀 있는 것입니다. 다단계판매시장이 현재까지 그토록 많은 실패사례를 생산하는 이유는 본질적으로 이 시장이 정보비대칭 시장이기 때문입니다. 재화의 정보에 대한 비대칭성이 문제되는 중고차시장 모형과는 달리 다단계판매 시장은 판매원의 미래의 소득에 대한 정보서비스의 성격 또한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은 더더욱 심화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것은 누가 도와줄 수 있는 것 또한 본질적으로 아닙니다. 그것이 도움이 되는 것인지 독이 되는 것인지 소비자가 구분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정보비대칭 시장의 근본 매커니즘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인터넷을 통해 다단계판매시장에 대하여 질문하시는 분들….. 과연 여러분들은 질문하시는 정보에 대하여 얼마까지 지불하실 용의가 있으십니까?. 여러분들이 공짜 정보만을 원하신다면 여러분들은 단편적인 정보나 값어치 없는 정보만을 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여러분들이 정보서비스에 대하여 비용을 지불하실 용의가 있다 해도, 그 정보가 가치가 있을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경제인은 어떠한 정보신호를 얻게 될지 모르는 가운데 정보를 이용하는 결정을 내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누군가는 성공을 하고 누군가는 실패를 합니다. 잘 나가는 다단계판매회사를 설립해서 수 십 억 원을 벌 수도 있고, 연봉 수 억 원이라는 최고 직급에 오를 수도 있으며, 수 백 만원, 수 천 만원, 수 억 원을 잃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어떤 이들은 이 과정에서 도덕을 찾고 윤리를 부르짖으며 절규할 지도 모릅니다. 어떤 이들은 법만 지키면 된다고 말할 수도 있고, 어떤 이들은 법만이라도 지켜야 한다고 말하겠지요… 그러나 그 많은 말들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것은 한가지 있습니다.

바로 제한적이나마 변함없는 경제인의 합리성이 그것입니다. 저도 여러분들도 스스로의 이익을 위해서 자신의 한계 내에서나마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 그것 뿐입니다. 거친 자연과도 같은 시장 속에서 살아남는 자와 죽는 자를 가르는 것은 시장의 선택에 달린 문제이고 개개인은 그것을 따를 수 밖에 없는 것이겠지요.

[엔지니어]
2004-11-24 19:32:08
   
dinosaur.jpg (143.7 KB)   Download : 38



꼬부기
2004-11-26
04:18:20

세상이 바뀌어 가는건 왜 모르시는지,,,,,
다단계해서 피해본분들이 과연 열심히 뛰었을까요?
다단계(N/M)코엑스가 열리는건 아시는지,,,올해도 12월중순에 열리니 함가보셔서 경청해보셔요.어디서 후원을 하고있는지,,,,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면 모든게 부정적으로만 보이는법이랍니다.



하하하
2004-11-26
05:30:12

윗글 꼬부기님...
별로 님에게 기대하지는 않지만 스스로 질문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님의 말이 얼마나 설득력 있는지를 말입니다.

다단계해서 피해본 사람들은 열심히 안해서이다(?)
코엑스가 열리면 그 업계는 잘나가는 곳이다(?)
다단계에 대하여 부정적인 사람은 세상에 대하여도 부정적이다(?)



엔지니어
2004-11-26
12:09:19

 
/to 꼬부기님

경제학에서 경제인의 합리성(Rationality = 경제인은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은 기본 가정입니다. 막연하게 '세상이 바뀌어 간다' 라는 명제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하게 말입니다. 일례를 들어보겠습니다. 만약 경제인의 '합리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꼬부기님의 합리성을 주장할 근거 역시 사라지게 되는 것이죠. 또한 경제인의 경제행위에서 합리성이 배제된다면 다단계판매업자나 다단계판매원이 다단계판매시장의 발전 가능성을 '합리적'인 방법으로 논거할 수 없게 되지요.

중간유통단계의 마진을 줄이고 그 비용을 소비자에게 돌려준다는 다단계판매업계의 논리도 합리적인 소비자가 그것을 선택하게 되리라는 가정이 없다면 하나마나한 소리 아니겠습니까?



컴퓨터
2004-12-20
17:09:05

세상이 변한다는 이야기는 동의 합니다. 내가 살아온 세상에서는 천천히 변해왔지만, 앞으로 내가 살아갈 세상은 급변할 것이라는 생각은 누구나 갖고
있지 않을까요. 아마도, 그걸 믿고 준비하는 사람과 그저 생각만 하는 사람의 차이이겠지요. 인터넷이 꾸물꾸물 피어날 무렵, 한메일을 만든 사람은 분명 준비한 사람이이겠지요. 그것도 제일먼저,,그 수많은 이메일 회사를 뿌리치고 독주를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정말 준비하는 자의 것 아닐까요. 변하는 세상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의 것...변화에 대처하는 사람의 것.

유난히 이곳 사이트에는 합리성이라는 말을 많이 하는군요.
먼훗날 그 합리성이라는 것이 눈에 보인다면, 다단계는 옳은 것인가요.?
소비문화가 급변하게 되어 지금과는 전혀 다르게 된다면, 다단계는 옳은 것인가요..? 궁금합니다.



엔지니어
2004-12-20
19:30:52

 
/to 컴퓨터님

합리성(rationality)은 위에서 이미 언급한 대로 경제인이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 하는 방향으로 경제적 선택을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다단계판매시장의 많은 전문가 분들은 다단계판매시장의 피해사례에 존재하는 경제적 선택을 불합리한 것으로 정의하곤 합니다만 이는 경제학적 관점에서 서술된 것이 아닙니다.

또한 ‘컴퓨터’님은 - 먼 훗날 그 합리성이 보인다면 다단계는 옳은 것인가요? – 라고 질문하셨습니다. 이 질문에는 두 가지 문제점이 있는데 첫째는 현재의 다단계판매원의 합리성을 이론적으로 설명이 가능하던지 불가능하던지에 상관없이 그들이 합리적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입니다. 다만 그 합리성이라는 것이 정보적 관점에서의 제한적인 합리성이라는 것 뿐입니다. 위 질문의 두 번째 문제점(실상 이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은 경제행위를 옳은 것과 옳지 않은 것으로 구분하려 한다는 점입니다. 법률적으로 불법과 합법은 구분이 가능할지 몰라도 경제학에서는 옳은 것과 옳지 않은 것은 구분하지 않습니다. 애초부터 그것은 불가능하니까요. 경제적 선택이 누구에게 이익인가, 얼마만큼 이익인가, 이러한 사항에만 관심을 가지지요.

많은 안티 다단계판매 활동가 분들은 다단계판매를 악한 것으로 논하곤 하는데 그것은 본질적으로 의미 없는 일입니다. 경제행위는 선과 악으로 구분할 수 없으며 이익이 있는가, 있다면 얼마나 있는가, 위험이 있는가, 위험이 있다면 얼마나 있는가만 논할 수 있습니다.


   비교실험, 관용을 베푸는것이 그들에게는 바람직하다.

엔지니어
2004/11/27

   맥배드

엔지니어
2004/10/26
Copyright 1999-2017 Zeroboard / skin by zero / modified by B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