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단계판매리포트

 


비교실험, 관용을 베푸는것이 그들에게는 바람직하다.

다단계판매시장에서 제품홍보과정에 발생하는 허위, 과장광고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멀리는 1997년 소비자단체의 불매운동으로까지 연결되었던 A사 소속 판매원들의 주방세제 비교실험을 비롯하여, A사 소속 판매원들의 불법적인 비교실험 방식을 대부분은 답습하고 있는 H경쟁사도 있었고, 올해에는 정수기 방문판매업체들이 주로 사용하던 비교실험을 답습하던 J사 판매원이 하위판매원들을 교육하는 장편의 비디오 동영상이 공개되어 소비자를 기만하는 이러한 불법적인 판매 기법들이 결코 은밀하게 진행되고 있는 사항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불법적인 비교실험이 있었다, 혹은 대규모로 있었다가 아닙니다. 불법적인 비교실험이 있었다 해도 그러한 저질의 판매원을 퇴출시키는 시장기능이 존재하고 작동한다고 하면 사실 그러한 문제는 사소한 것으로 치부할 수 있고, 대규모로 있었다면 적절한 조치를 취하면 그만일 것입니다. 진정으로 심각한 점은 아웃바운드마케팅기법을 사용하는 다단계판매시장에서는 가장 강력한 시장정화 동력으로 작용할 여력을 가지고 있는 소비자가 너무나도 무력하여 저질의 판매원이나 저질의 다단계판매업자를 퇴출시키는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본래 시장기능이라 하면 재화의 공급자간에 치열한 경쟁을 통하여 더 좋은 품질의 제품을 더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자가 합리적인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 살아남고 그 반대의 경우에는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퇴출되는 것을 말합니다. 주방세제 시장만 봐도 거의 이론상의 완전경쟁시장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큼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어 있는데, 이러한 시장에는 어지간한 품질과 가격이 아니고서야 신규로 진출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죠. 하지만 이러한 치열한 경쟁시장을 벗어나 A사는 90년대부터 무려 10년 동안이나 지속될 수 있는 판매원들의 불법 비교실험에 힘입어 손쉽게 진입할 수 있었습니다. 원래 아웃바운드마케팅시장의 판매원vs소비자간 계약이라는 것이 잘 되면 ‘충동구매’요 못되면 ‘사기’에 가까운 것이기 때문에 ‘다단계판매원의 말은 믿을게 못된다’ 라는 소비자의 악평을 감수하면서 A사는 주방세제 시장에서 지금의 위치까지 오르게 된 것이죠.

기업은 항상 이윤의 극대화를 추구하기 때문에 다단계판매원이나 다단계판매업자의 이러한 전략에 대하여 이러쿵 저러쿵 말해봐야 그들의 입장에서 이러한 전략을 수정할 이유는 없습니다. 만약 ‘다단계판매원의 말은 믿을게 못된다’라는 소비자의 악평이 자사의 매출액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판단했다면 다단계판매업자측에서는 벌써 오래 전에 적절한 조치를 취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단계판매원이나 방문판매원 같은 아웃바운드마케터들의 영업행위는 처음부터 무시하는 것이 최선의 전략입니다. 상대방이 합법적인 선에서 최선을 다할 유인이 없으니 소비자가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는 여지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KBS의 개그콘서트라는 프로그램에서 ‘우격다짐개그’라는 코너가 있었죠. 그 코너에서 개그맨의 멘트가운데 하나가 이것이었습니다.

“내 개그는 방문판매야~ 믿으면 않돼~”

고등학교 학과과정으로 배우는 경제학의 수용공급곡선에서는 항상 균형을 통하여 가격이 결정되지요. 다단계판매시장을 비롯한 아웃바운드마케팅시장의 현재의 모습이 바로 현재의 균형이고 이 균형상태는 앞으로도 계속 될것입니다. 왜냐하면 1:1대면판매(door to door sales)를 특징으로 하고 있는 아웃바운드마케팅의 특성상 어지간한 제도나 시장반응에는 꿈쩍도 하지 않으니까요.

과연 다단계판매업자측이 이 비교실험에 관해서 어떠한 정책을 취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재미있는 사례가 있습니다. 2004년 3월 18일 한국과학기술회관 대강당에서 있었던 한국유통학회 특별연구의 내용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연구는 직접판매협회가 후원하고 제목이 “다단계판매의 국민적 위상제고와 사회경제적 비전을 통한 생활문화 창달” 이였던 연구발표장이었습니다. 그 가운데 278페이지에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윤리강령의 위배와 같은 문제가 발생할 때 그 원인을 먼저 기업내부에서부터 찾아 해결하고 이들에 대한 징계보다는 관용을 베푸는 것이 바람직하다.”

- 한국유통학회 다단계판매 연구. 2004년 3월 18일 -

위의 내용은 결국 불법비교실험을 자행하는 판매원들에게 제제를 가해봐야 다단계판매업자의 입장에서는 별로 득 될게 없다는 표현이죠… 그런데 그 원인을 기업내부에서 찾을 수 있는냐 묻는다면 사실 그것도 아닙니다. 결국 판매원들의 불법적인 비교실험에 대응하여 다단계판매업자는 ‘무대책이 상책’ 이러한 수준에 머물러 있게 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다단계판매업자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식이고 곧 다단계판매업자에게 바람직한 전략이기 때문입니다.

‘고기를 잡아주지 말고 고기 잡는 법을 가르켜라’ 는 격언을 다들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00 사의 판매원들이 비교실험을 한다더라…. 00사의 판매원들이 전기분해실험을 한다더라… 00사의 판매원들이 요오드실험을 한다더라… 이러한 정보는 겨우 고기를 잡아주는 것에 불과합니다. 다단계판매시장의 시장구조가 불법적인 방법을 제어하는 시장기능을 수행할 수 없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 바로 고기잡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죠. 00회사는 어떤가요? 00회사는 피라미드회사인가요? 이런 질문을 하실 필요도 없습니다. 시간낭비에 불과합니다. 다단계판매시장의 구조는 똑같습니다.  그러한 시장구조에서 해당 다단계판매업자와 소속된 다단계판매원들은 불변의 합리성(Rationality)을 따라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엔지니어]
2004-11-27 09:2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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