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단계판매리포트

 


빤한 거짓말을 왜 할까? -1회게임과 반복게임-

[Photo] 야생의 사바나에서 갑자기 사자와 마주치는 것은 1회게임이며 조련사와 호랑이는 반복게임이다. 1회게임은 양자간에 무자비한 전략을, 반복게임은 양자간에 협조적 전략을 불러온다.

현재 운전을 하시는 분들 가운데에는 GPS를 무료로 설치해 준다면서 길거리에서 운전자들을 상대로 호객행위를 하는 분들을 만나신 경험이 있으신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어쩌면 이 글을 읽고 계신 분 가운데는 그들의 설명대로 GPS를 설치했다가 예상하지 못한 비용 청구에 낭패를 경험한 분도 있으실 것입니다. 2002년쯤 저도 그러한 호객행위를 하는 분들을 만났었는데 이미 그때 저는 아웃바운드마케터들의 속성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의 설명을 듣기 전에 한가지 약속을 했었지요. 설명을 듣고 나면 준비한 경품을 반드시 받는 것으로…

그런데 한참 나름대로 열심히 쓸데없는 설명을 듣고도 제가 끝내 계약서에 서명을 하지 않았더니 그들의 이야기는 참으로 어이없는 것이었습니다.

“선물이 다 바닥났네요..”

비단 길거리에서 GPS를 판매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눈 가리고 아웅하는 비교실험을 해 대는 방문판매사원과 다단계판매원, 그리고 “00이벤트에 당첨되었으니~” 로 시작되는 텔레마케터들에 이르기까지 아웃바운드마케터들의 어이없을 수준의 상행위들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아웃바운드마케터들은 왜 그렇게 어이없는 거짓말들을 해 대는 것일까요? 그것도 빤히 보이는 거짓말을 말입니다. 오늘은 그 수수께끼를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찍이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Adam Smith)는 상거래에 있어서 신용(merchant honor)이 상거래의 빈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논하였습니다. 그분의 글을 보도록 하지요.

”주로 대규모 상업에 종사하는 네덜란드 상인들은 유럽의 어느 나라 상인들보다 약속에 충실하다. 잉글랜드 상인들은 스코틀랜드 상인보다는 상거래 약속을 잘 지키는 편이지만 네덜란드 상인에 비하면 어림없다. 상거래 신용도의 차이를 국민성으로 돌리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그러한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잉글랜드나 스코틀랜드 상인이 네덜란드 상인만큼 상거래 약속에 충실하지 못할 본질적인 이유가 도대체 어디에 있단 말인가. 중요한 것은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고자 하는 이기심(self-interest)이다. 모든 경제인은 이기적 동기에 의하여 행동한다. 또 어떤 행동을 취하는 것이 자신에게 유리한가에 따라 개인의 행동양식이 결정된다. 한 상인이 약속을 어길 경우 신용도가 추락할 것을 두려워한다면 그는 약속 하나하나를 꼼꼼히 챙기고 정확히 지키고자 한다. 예컨대 하루 스무 건씩의 계약을 매일 체결하는 상인은 지금 당장 이웃을 갈취한다고 해도 결국에는 얻는 것이 별로 없을 것이다. 그가 부정직하다는 사실이 알려져서 신용이 추락하면 미래에 많은 것을 잃기 때문이다. 반면에 대인간의 관계가 뜸한 사람일수록 남을 속이려는 성향이 뚜렷하다. 왜냐하면 지금 당장 이웃을 갈취함으로써 얻는 이득이 신용의 추락으로 인하여 잃게 될 손실을 능가하기 때문이다.”

 - 상거래와 도덕. 게임이론(김영세) -

애덤 스미스의 위의 설명은 직관적이며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GPS판매원들이 저에게 그토록 빤한 거짓말을 거침없이 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그러한 방식으로 행동하는 것이 그들의 이익을 극대화 하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저에게 약속했던 경품을 주지 않았다고 해서 제가 그들을 고소하지도 않을 것이며 그렇다고 제가 길거리에서 약속한 경품을 달라고 때를 쓰는 일도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그들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연히 지나가다 만나게 된 저에게 충실해야 할 이유가 그들에게는 없었던 것이지요. 마찬가지로 누구인지도 모른 채 자동화된 전화연결 프로그램 CITI에 의하여 연결된 텔레마케터들이 소비자들에게 충실하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인 것입니다. 그들은 스스럼없이 거짓말을 할 것이며 혹시나 그러한 빤한 거짓말들을 믿어줄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전화를 할 것입니다.

저는 칼럼을 쓰면서 수 차례 아웃바운드마케터들을 믿지 말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제가 아웃바운드마케터들을 믿지 말라고 하는 것은 아웃바운드마케터들을 믿지 않는 것이 바로 소비자에게는 최적의 전략이라는 것입니다. 제가 아웃바운드마케터들을 믿어달라고 말한다 하여도 실제로 아웃바운드마케터들을 믿을 것이냐 믿지 않을 것이냐는 당사자의 선택이겠지요.

하지만 지금까지의 위의 내용은 직관적인 것이며 어쩌면 모호하다고 생각하실 분도 있으실 것입니다. 위의 내용을 보시고도 아웃바운드마케터들을 믿지 않는 것이 최적의 전략이라는 제 의견에 동의하지 않으시는 분들은 ‘공범자의 딜레마게임’에서 1회 게임과 반복게임의 상황별 내쉬균형을 참조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 내용을 보시면 사회적 최적의 결과는 양자간에 신뢰가 바탕이 되었을 때 달성될 수 있으며 그 신뢰라는 것은 타인이 자신을 신뢰할 수 있도록 행동함으로써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상황에서 만들어 지는 것이지 우연히 만난 누군가와의 1회성 계약에서 달성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엔지니어]
2004-12-14 17:3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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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원수당 35퍼센트 제한에 대한 다단계판매업자와 다단계판매원의 입장차이.

엔지니어
2004/12/16

   비교실험, 관용을 베푸는것이 그들에게는 바람직하다.

엔지니어
2004/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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