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단계판매리포트

 


경제주체의 합리성(rationality)에 대한 고려조차 없는 레몬시장의 전문가들

[Photo] "지역주의를 부추겨 가뜩이나 어려운 경남과 부산의 경제를 판돈 삼아 정치 도박판을 벌이겠다는 다단계 판매원 같은 발언" 이같은 독설을 퍼붓던 전여옥 의원도 한때는 다단계판매시장의 명 강사였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다단계판매시장이 레몬시장이기 때문일 것이다.

다단계판매시장의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참으로 재미있는 사항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시장경제의 개념가운데 가장 근본적인 개인의 합리성(rationality)에 대한 개념조차 없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이들의 글들을 보면 많은 경우에 다단계판매시장의 문제를 다단계판매원 개인 혹은 업체의 부도덕성으로 돌려버리고 맙니다. 우선 경희대학교 이규환교수의 인터뷰 내용 가운데 일부를 보시기 바랍니다.

"왜? 분명히 피라미드 하는 나쁜 사람들, 남을 사기 칠려고 하는 사람들, 또 누군가를 희생시켜서 돈 벌려고 하는 사람들은요. 후원수당을 35퍼센트로 제한하고 가격을 130만원으로 제한해도 아무 소용이 없어요. 나쁜 짓을 계속 지금도 하고 있어요. 규제가 있고, 또 다단계판매 등록증을 발부 받기 위한 공제조합이나 은행 지급보증이나 보증보험이나 이런 모든 제도를 만들어 놔도,그걸 피해가서 나쁜 짓을 하는 놈은 계속 하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 어떤 나쁜 짓을 하는 사람만을 기준으로 해서 여기에 얽매인다면은 소위 말해서 차라리 우리나라 입법기관이나 행정기관에서 움직여가지고 이걸 법으로 금지하는 게 낫지. 아니 이걸 어떻게든지 빨리 제도권 내에서 정상적으로 가도록 하는 것이 그게 민주주의 사회와 자본주의 사회의 어떤 장점이라고 봐요.

- 이규환교수 인터뷰. 안티피라미드운동본부 -

이규환 교수는 피라미드 하는 나쁜 사람들, 사기 칠려고 하는 사람들은 제도와 규제에 상관없이 항상 나쁜 짓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시장경제의 근본 개념인 개인의 합리성(rationality)을 고려하는 경우라면 그 표현은 달라져야 할 것입니다.

“다단계판매시장의 00한 구조가 피라미드 하는, 사기치는 사람들에게 이익이 있다고 여겨지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사례가 나오는 것입니다.”

뭐 이 정도는 되어야 상식적인 수준의 논리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리고 상식의 수준이 아닌 전문가의 수준이라면 “00한 구조의 무엇이 문제이며 이것은 어떠한 방법으로 개선될 수 있는가” 까지가 나와야 정상일 것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재 한국의 다단계판매시장에서 활동하는 전문가 분들은 대부분 경제학의 상식을 가지고 있는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도덕주의 타령만을 하고 있습니다. 사재기는 판매원들이 욕심을 부려서 그러한 것이며, 광범위하게 자행되고 있는 비교실험은 일부 몰지각한 판매원들의 소행으로 축소되고 맙니다. 다단계판매시장의 문제의 원인을 시장구조에서 찾지 않고 개인의 도덕성에서 찾기 때문에 당연히 이러한 분들은 문제의 해결방법을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있지요. 겨우 그들이 논하는 해결 방법이란 판매원들 교육을 강화하자. 혹은 다단계판매에 대한 대 국민 홍보활동을 해 보자는 식의 엉뚱한 해결책 들 뿐입니다.

만약 현재의 다단계판매시장에서 판매원들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이익이 되는 경제주체가 있다면 그들은 나름대로 열심히 올바른 판매원 교육을 위하여 열심히 노력하고 있을 것입니다. 얼마만큼? 자신들에게 이익이 되는 만큼이겠죠. 반대로 만약 현재의 다단계판매시장에서 판매원들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이익이 되는 경제주체가 없다면 어설픈 전문가가 아니라 누가 뭐라고 해도 아무런 이익도 없는 짓을 하는 경우는 없을 것입니다. 교육과 홍보를 통한 해결방식이란 애초부터 문제해결이 아닌 누가 비용을 지불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에 불과한 것이지요.

한국의 다단계판매시장의 전문가라는 분들이 이렇듯 어설픈 미봉책이나 내놓고 만다면 그나마 다행이겠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키는데 일조하곤 하지요.

네트워크신문을 보니 후원수당의 35퍼센트 지급제한을 놓고 서민고통신문고의 노규수 전무의 인터뷰 내용이 있더군요. 일단 인터뷰 내용의 일부를 보겠습니다.

“ꡒ유통재화의 판매 대금만으로도 다단계마진을 기대할 수 있게 함으로써 불법 마케팅을 적용해 봐도 크게 실효가 없다는 판단을 갖게 하는 데에는 후원수당 규정을 폐지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으로 고려해 볼 수 있을 것ꡓ”

“ꡒ유통에는 여러가지 형태의 다채널이 존재하고 있는데 다른 방식에는 규제를 가하지 않으면서 유독 다단계 유통만 묶어 둠으로써 70만원이면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이 2400만원까지 가격대가 형성되는 아이러니한 부작용을 초래하는 결과를 부르고 있다ꡓ”

“일반적으로 상품을 구매하는 판매원이나 최종 소비자는 해당 구매상품에 대한 판매가격을 시장논리에 따라 구매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법적규제가 없다 하더라도 시장질서에 따라 모두 판가름나게 된다는 것이다.”

- 이규환교수 인터뷰. 안티피라미드운동본부 -

과연 유통재화의 판매 대금만으로도 다단계마진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면 불법 마케팅을 적용해 봐도 크게 실효가 없을까요? 그 근거가 무엇이겠습니까. 혹시나? 만약 판매원이 합리성(rationality)을 가지고 있다면 아마 유통재화의 판매 대금 뿐만 아니라 불법 마케팅의 적용을 통한 추가이익을 노릴 것입니다.

과연 규제 때문에 70만원이면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이 2400만원까지 가격대가 형성되는 것일까요? 다단계유통에 대한 규제를 풀어주면 2400만원에 팔리던 제품을 70만원에 팔려고 하는 어처구니 업는 합리성(rationality)을 가진 경제주체가 있을까요?

노규수 전무는 판매원이나 최종 소비자가 시장논리에 따라 구매하게 된다고 했는데 과연 70이면 구매가 가능한 제품을 2400만원이나 지불하고 구매하는 경제주체들의 합리성은 과연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제가 보기에는 일반적인 기법으로는 불가능합니다. 더군다나 경제주체의 합리성(rationality)에 대한 개념조차 희박한 상태로는 그야말로 어림도 없지요.

현재의 다단계판매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많은 전문가 분들은 다단계판매시장의 문제를 도덕성의 문제로 돌리곤 합니다. 문제의 원인을 개인의 도덕성으로 보고 있으니 문제의 해결 방법 또한 각각의 개인들이 더 도덕적으로 변화하자는 하나마나 한 소리에 그치고 말지요. 그러한 면에서 저는 현재 공정거래위원회를 매우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다단계판매시장의 문제를 판매원 개인이나 업체의 도덕성으로 돌리지는 않지요. 현재의 공정위는 다단계판매시장의 문제의 근본 가운데 한 축인 정보비대칭상황에 대한 인식은 확실합니다. 공제조합을 설립하여 다단계판매시장의 진입장벽을 높이고 업체의 정보를 공개하도록 강제함으로써 다단계판매시장의 정보의 비대칭성의 해소에 그야말로 획기적인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아쉽게도 공무원 조직의 특성상 소 닭보듯 하는 굼뜬 대처가 문제지만 이는 공정거래위원회만의 탓이 아니니 어쩔 수 없겠지요.

다단계판매시장의 문제를 판매원들과 업체의 도덕성 때문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다단계판매시장에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우선 시장경제에 대한 공부부터 선행하시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혹시 다단계판매시장의 문제를 경제주체간 정보의 비대칭성 때문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대단하십니다. 거기까지 이른 분들은 이 시장에 그야말로 극소수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장에는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가 있습니다. 바로 70만원이면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이 2400만원까지 가격대가 형성되는 아이러니한 판매원의 합리성이 그것입니다. 이것은 정보의 비대칭성 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아직까지 그 문제를 합리적으로 설명하는 사람을 단 한번도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관심이 있으시다면 이 칼럼의 코멘트로 70만원이면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을 2400만원이나 지불하고 구매하는 판매원의 합리성을 논증해 보시기 바랍니다.

[엔지니어]
2004-12-17 12: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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