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단계판매리포트

 


피해자라고 주장해도 소용없다.

[Photo] 합리적 기대균형이 성립하는 부동산 가격이 폭락했다고 해서 누구를 가해자로 누구를 피해자로 구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 분당 정자역 부근 야경 -

2005년 6월 한국에서는 아파트가격 폭등이 화제입니다. 강남과 분당의 대형 평수 아파트 호가가 한달 사이에 수 천 만원씩 상승하니까 정부여당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어떤 분들은 현재의 부동산 가격 폭등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고, 어떤 분들은 이 거품이 한꺼번에 주저 않아서 결국 일본식의 장기불황이 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한가지 가정을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K씨는 40대에 대기업에 다니는 회사원입니다. K씨는 분당의 아파트가격이 앞으로도 계속 상승하리라 예측하고 8억 원에 40평 대의 아파트를 30퍼센트 은행권 융자를 얻어 매입하였습니다. 그런데 2007년 한국의 부동산 가격은 폭락하여 8억 원에 매입한 아파트의 시장가격은 5억 원이 되었습니다. 이에 K씨는 자신을 피해자라고 주장하면서 분당의 아파트가격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자신의 친구와 부동산 중개업자를 원망하게 되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K씨의 친구 또한 분당의 대형평수 아파트에 투자하였다가 거액의 투자 손실을 입고 말았다는 점입니다.  

방송과 신문에서 다단계판매 피해사례를 잘 살펴보시면 대부분 ‘고수익을 미끼로~ ‘ 이렇게 시작됩니다. 시장에 대한 이해가 없는 분들은 판매원 활동을 통하여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주장이 불법인 것처럼 인식하는 경우가 있지만 실상 다단계판매 피해사례로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는 경우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 아니라 기업 운영과정에서 방문판매등에관한법률을 위반한 혐의가 있기 때문이지요. 왜냐하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지 없을지는 결코 사전에 알 수 없는 미래의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분당의 아파트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는 사실을 개인이 인지하게 된다면 그는 합리적인 경제인으로서 분당의 아파트에 투자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게 될 것이며 결과적으로 분당의 아파트 가격은 실제도 더 오를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다단계판매원활동을 통하여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진 신규 판매원이 끊임없이 유입될 것이라고 판단한다면 합리적인 경제인으로서 다단계판매원활동에 망설일 이유는 없을 것이며 실제로 다단계판매원 활동을 통해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분당 아파트가격의 '기대'에 대한 경제추체들의 높은 기대가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는지는 현재로서는 예측만 가능하며 확실하게 알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특정 다단계판매업체의 판매원활동이 가져다 주는 높은 수익에 대한 기대가 장차 계속될 수 있을지, 앞으로도 그러한 기대를 하는 신규판매원들이 끊임없이 판매원조직으로 유입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입니다. 분당의 아파트 가격은 정부도 모르고 부동산중개업자도 알 수 없고, 심지어 현재 분당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알 수 없는 것입니다. 예측은 예측이고 실제가격은 실제가격인 것이지요.

스스로를 다단계판매시장의 피해자라고 주장하시는 많은 분들이 자신의 경제적인 손실을 상위판매원 탓으로 돌리곤 합니다. 그러나 피해자라고 주장하시는 많은 분들이 피해를 입었던 근본적인 이유는 자신의 수익에 대한 예측과 이에 대한 사재기 최적화 투자에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여기서 낙관적인 전망만을 제시한 상위판매원의 정보를 문제 삼을 수 있겠습니다만 분당의 아파트 가격을 알 수 없듯이 본질적으로 미래의 경제상황은 알 수 없는 것이지요.

안티앨트웰 카페의 한 게시물의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상위 판매원들의 통장으로 들어간 수당을 회사가 다 거둬들여야 반품절차가 진행된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거지같은 웃대가리들 주머니속에 동전 몇개라도 남아 있어야 구워 먹든 삶아 먹든 하지라~ 수당 챙겨갔던 웃대가리들이 너도나도 앨트웰에서 내빼고 도망가는 마당에 무슨 수로 돈을 받아낼 것인가?

- 반품이 어려운 이유가 있네. 안티앨트웰. 2004년 2월 4일 -

위의 게시물을 남기신 분의 입장에서는 자신에게 앨트웰 판매원활동을 권유한 상위 판매원이 ‘거지 같은 웃대가리들’ 이지요. 환불을 해야겠는데 상위판매원에게 지급했던 수당을 환수해야 환불절차가 진행된다고 하니 억울하기 그지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이 게시물을 남겼던 분의 상위판매원들 또한 같은 방식으로 생각한다면 ‘거지 같은 웃대가리들’에게 당한 것 뿐입니다. 그러한 분들이 남긴 게시물을 살펴보겠습니다.

한 달에 한번씩 경고장이 날라왔는데 이제는 마지막 경고장 이라네요 신용정보거래에 넘긴다구 하네요.. 도와주세요.. 무슨방법이 있나요. 아니면 소송이라도 걸어야 하나요.. 앨하다 2년 동안 친구 가족 돈 재산 모두 잃고 집마저 카드빛에 대출 빛 갚느라 팔아버리고 마저 직장생활 하면서 빛 갚는데 밤잠 못자고 일해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는데 신용불량 되지 않을려고 모든 것을 버렸는데 이놈에 회사가 신용불량 만든다고 협박하네요 아직까지는 신용이 깨끗한 사람인데... 너무너무 열받치고 어떤방법좀 찾아봐야겠네요 실제로 앨때문에 신용불량자가 된 사람 있을까요... 만약에 정말로 앨이 날2번죽이는 짓거리를 한다면 저 또한 가만두지 않을겁니다. 청와대에 가서라도 이 억울함을 알리고 말거예요.. 안티운영자님 어떻게 해야 하나요 답변 좀 부탁해요

- 경고장 날라왔네요 도와주세요 . 안티앨트웰. 2004년 6월 19일 –

다단계판매시장은 주식시장이나 2005년 현재의 한국의 부동산 시장과 마찬가지로 ‘합리적 기대균형’이 성립되는 시장입니다. 나에게 얼마나 해당 재화가 필요한가 뿐만 아니라 타인이 해당 재화에 얼마나 많은 기대가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시킬 수 있을 것인가가 더 중요한 시장입니다. 이러한 ‘합리적 기대균형’은 표현 그대로 개인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합리적’인 행위이기에 가끔씩 기기묘묘한 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1630년대에 네덜란드에서는 튤립에 대한 투기가 발생하여 튤립 한 뿌리가 집 한 채의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습니다. 강남의 아파트 가격은 이제 평범한 급여생활자의 저축으로는 꿈꾸기 어려운 정도에 이르렀고 다단계판매시장에서는 시중가 1만2천원의 엑스포 입장권이 20만원 가까운 가격에 거래되기도 하지요.

아파트 가격이 폭락했다는 사실을 이유로 부동산 중개업자나 부동산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던 전문가들, 그리고 분명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말했던 친구를 원망해도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사재기 실패를 피해라고 주장해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입니다. 이것은 부동산 투자에 실패한 사람이 피해자라고 주장해도 그를 도와줄 사람은 없는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엔지니어]
2005-06-21 17:4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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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05
12:00:01

 
왜 주택가격이 올랐는가? 왜 수많은 노력들에도 불구하고 올라버리고 말았는가? 에 대한 레포트 한번 써보고 싶네요.
하는 일이 부동산 그것도 아파트판매 쪽이라서 업무와 연관도 있을듯 싶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지식이 써먹을데가 있겠느냐? 하는 생각도 드네요. ㅎㅎ
암튼 윗글은 저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현상을 이해하기 위한 좋은 관점을 주네요.


   묻지마 [4]

엔지니어
2005/06/28

   조개는 눈이 없지만 물고기 모양을 흉내 낼 수 있다. [6]

엔지니어
2005/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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